'할 수 없다'와 '안 한다'의 차이

다른 사람들이 가끔 ‘여자친구는 없냐’ or ‘애인 없냐’라고 물어볼 때, 나는 보통 ‘귀찮아서 안 만든다’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사실 이 답은 틀린 답이다. 왜냐하면 나는, 누군가를 ‘좋아할 수 없기’때문이다. ‘귀찮아서 안 만든다’라는 대답은 ‘안 한다’에 가깝고, ‘안 한다’ 와 ‘할 수 없다’는 완전히 다른 의미이다. 따라서 나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들에게 죄책감을 느끼진 않는다. 내가 어떻게 대답하든, 그 사람들은 어떤 피해도 입지 않기 때문이다.

왜 할 수 없는 것일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누군가를 좋아하기까지 필요한 이런 저런 과정이나, 모든 것이 끝난 뒤에 다가오는 후폭풍이나, 뭐 그런 것들. 그리고 나름대로 생각해보면, 나 혼자 똑바로 살기도 힘든데 다른 누군가까지 챙겨주다간 둘이 같이 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귀찮기도 하다. 게다가 세 명한테나 실패(?)하고, 한 명은 바로 3년 전 이맘때에 신촌에서 울려 보낸 전적이 있다. 괜히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거나, 상처를 입는 것도 정말로 싫다.

그러나 세상이 어디 나 좋아하는 대로만 움직여 주던가. 유감스럽게도 학교는 멀리 떨어져 있고, 몇 안되는(?) 동기들도 모두 군에 입대한지라 내 주위에는 이런 저런 일로 알게 된 여자들이 무척(?) 많다. 대강 아는 사람들을 떠올려봐도 여자들이 절반이 넘는다. OTL. 남자다 여자다를 떠나, 마음에 드는 사람(=싱크로율이 높다?)과는 될 수 있는 한 친하게 지내고 싶다. 겨우 친해졌다가 한 순간에 멀어져서 어색한 사이가 되는 것도 피하고 싶다. 아무렇지 않게 농담 삼아서 한 마디 꺼냈다가 원하지 않은 관계에 말려드는(?) 것도 싫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은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데 이게 정말로 까다롭다. 말도 가려서 해야 하고, 행동도 가려서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본인을 고민하게(?) 만드는 분들이 있는데, 정말이지 곤란한 일이다. 하지만 선을 넘어 버린 뒤에 고민하는 것보다 선을 넘지 않기 위해 애쓰는 게 확실히 더 쉽다. 남들은 자연스럽게 익혔을지도 모를 교훈을, 나는 대학 생활 2년과 (준)사회 생활 2년 동안 뼈아픈 수업료를 치르면서 익혀야 했다.

2005년 6월 현재, 나는 여전히 ‘연애 및 결혼 무용론주의자’다.

PS. ‘이것 저것 안 재보고는 도저히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게 더 큰 문제 아니냐’는 츳코미는 사절합니다. 저라고 뭐 어떻게 하겠습니까, 직업병인데.
여러분들은 부디 ‘안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Boys, be ambitious. Boy meets girl, オンナのコ♡オトコのコ… 이건 아닌가?!

by 사쿠라쨩 | 2005/06/18 12:33 | 마음속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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